2007년 01월 16일
"허브" -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주중에는 거의 정확한 시간에 귀가를 밥먹듯이 하는 번뇌입니다.
또한 주말에는 배낭 하나 짊어지고 별(star)볼일 없는 산으로 줄행랑치기 바쁜 백팔번뇌 입니다.
물론 따뜻한 날씨의 널널한 산행에는 간혹 일산댁이 동행을 하기도 하지만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추위와는 아무리 친해지고 싶어도 불가능한 일산댁이기에 늦가을 이후의 산행은 불가능 합니다.
이런 가여운 일산댁이 있으니 백팔번뇌도 일요일 산행은 양보하고, 산족이 주동이 되어 몇몇 가족이 작당해서 가있다는 산천어 축제에 가보려는 계략을 꾸미다 추위라면 조상죽인 원수보다 13배 이상 싫어하는 일산댁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하여 결국 이마저도 백팔번뇌가 포기하고, 일가족이 총 출동하여 두어달만에 문화생활하러 나섰습니다.
사전 계획이나 예매도 없이 막상 도착해보니 시간대도 애매하고 썩 내키는 영화도 없더군요. 백팔번뇌는 내심 "오래된 정원"이 시간이 맞으면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그 영화를 보고 싶었던 것이 뭐 출연배우의 팬이거나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시대의 아픔을 386세대라면 한번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는 영화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시간이 맞질 않습니다.
상영관을 보니 외화가 2/3쯤 차지하고 한국 영화가 1/3쯤 되는 구성이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백팔번뇌라는 인물은 오로지 한국 영화만을 즐기는 허접한 인물이라는게 문젭니다.
한국 영화만 즐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외화를 보면 좋지 않은 시력으로 그 빨리 지나가는 자막을 읽어야 하는데 그걸 읽어가며 영화를 보고 나면 가볍게 기분 전환 내지는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한 본래 의도는 온데 간데 없고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 해골이 빙빙돌 지경이니 단순무식하게 보다가 졸리면 잠시 졸더라도 줄거리 파악이 보다 용이하여 편하게 즐기기 좋은 한국 영화를 사랑할 뿐입니다.
번뇌의 영화 선택 기준에 맞추다 보니 결국 "허브"와 "미녀는 괴로워" 둘 가운데 선택해야 하는데 둘째딸은 미녀는 괴로워를 보잡니다. 그런데 번뇌가 영 땡기질 않아 "허브"로 결정을 했습니다. 티켓팅을 마치고 입이 심심하다는 딸들의 성화에 팝콘 한가마니를 사서 안기고 영화 끝날때 보니 그 큰 용량을 다 해치웠더군요. 그런데 기막힌 타이밍으로 집에와 저녁을 먹고 비타민이라는 프로를 시청하는데 트랜스 지방을 다루며 팝콘을 트랜스 지방이 범벅이 된 아주 최고의 몹쓸 음식으로 지칭하는 방송을 보는 두 인물의 표정이 볼 만 하더군요.
이를 보면 "아는 것은 가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모르는 것은 늘상 약이 됩니다."
영화를 본 소감요?
한번 직접 가서 보시죠!!
온 가족이 보기에 아주 훌륭한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가족에게 사랑과 이별의 의미를 심어줄 수 있는 꽤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출연배우들의 오버하지 않는 절제된 연기도 영화의 줄거리에 맞게 좋아 보였습니다.
통상적인 영화하고는 좀 다른 자극적이거나 충동적이거나, 말초신경을 자극함이 없는 영화입니다.
가슴으로 느끼며 따뜻하고 푸근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쓰리도록 슬픈영화이기도 하구요.
그러고 보니 두 인물은 팝콘의 아픔과 더불어 두배로 가슴이 아픈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ㅎㅎㅎ
두 딸들은 가끔씩 눈가에 눈물을 비추기도 하고...
백팔번뇌는 그런 대목에선 피곤을 떨쳐내느라 잠시 눈믈 감고 세상의 근심을 달래다 보니...
다행히 영화관에서는 두 딸이 눈치를 채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고 나면 또 야만인 취급을 당하는 것은 아닐지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앞으로 영화관에서 가급적 눈 감고 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여.
# by | 2007/01/16 08:30 | 사는 모습, 쫑알 종알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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헹님의 '눈을 감고 세상의 근심을 달래는'건 두 따님께 이슬이 보일까 숨기시는건 아닐련지요...
나이들면 눈물샘 근육조절이 잘 안 된다더군요!!! 저두 요즘 감정이 북받히는 드라마는 못 보겠더라구요...^^
자녀분들이 이렇게 말하겠죠.."아빠..눈에서 땀나나봐~"
신기하게도 그 순간이 가장 절정의 순간이었던 모양이더군.
연식이 어째돼서 그렇다는 등의 망발을 더했다가는 뒷일은 책임 못진다는거!!!
시간은 절대적인 것 같지만 상대적이다. 동일한 잣대로 측정하여 평균치로 환산되어 있지만, 그것은 공간과 지각주체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에서 있은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루었던 임상수 감독. 절대 권력자 살해를 둘러싸고 긴박하게 흘러갔던 한국 현대사 한 페이지를 무겁지 않게 그려낸 영화 <그때 그 사람들>.
10.26에서 계절이 두 번 바뀐 시점에 발생한 5.18 광주항쟁과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 <오래된 정원>이 임상수의 신작이다. 그런데 <오래된 정원>에서 시간은 전작과 달리 20년 가까운 세월을 사이에 두고 교차한다. 영화에서 시간은 현재까지 확장되어 나타난다. “진짜 멜로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한 감독이 시간의 확대를 오래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림 속의 사람들과 은결
머리털이 모두 빠져 박박 밀어버린 여인의 머리. 휑한 눈과 푹 꺼진 눈두덩. 총기 없는 눈망울과 까만 눈두덩에서 읽히는 사신의 그림자. 창백한 낯빛과 오목하게 들어간 볼 살. 여윈 목덜미. 그런 여인 옆의 청년. 숱 많은 머리털과 짙은 눈썹. 긴장해 있지만 온화한 품성을 드러내는 눈. 하관이 빠져 미끈한 인상을 주는 얼굴. 젊은 날의 활력과 생동감.
그림 속 여인은 암과 싸우며 쓸쓸히 죽어간 한윤희. 윤희는 죽기 전에 자화상을 그렸고, 거기에 사랑한 남자 오현우를 보탠 것이다. 오래 전에 체포되어 수감된 현우. 윤희는 그의 얼굴마저 잊어버려 사진으로 남은 현우를 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남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그림을 중년사내가 처녀애한테 넘겨준다. 처녀 이름은 은결이며 열여덟 살이다.
은결은 그들의 유일한 혈육이고, 현우는 눈 내리는 거리에서 처음으로 그녀를 대면한다. 만 16년 8개월 만에 출소한 현우. 은결은 두 귀에 화려한 엠피쓰리를 꽂고, 최신유행의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 2006-07년 겨울에 잘나가는 부츠와 짧은 치마 차림이다. 얼굴화장은 물론이고 맵시 있게 눈 화장까지 한 은결의 걸음걸이는
허브의 소개와 합께 유머스럽게 표현하신 백팔번뇌님의 가정이 아름답습니다
평소 이렇게 글을 잘 안남기는 편이지만 지금처럼 행복한 가정으로 오래오래
향복하세요 오늘 저는 님을 칭찬해드리는 作善을 하였습니다
그럼 다음에또..............